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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밥상 다시 태어나다

강원도 삼척의 '황태구이 밥상', 잊힌 겨울 손맛을 복원하다

by 밥상 기록가 꿈딱지 2025. 5. 9.

 

— 바다와 눈, 장독대가 어우러진 삼척의 밥상 문화 체험기 —

 

✅ 서론 

겨울의 삼척은 유난히 정적이지만, 그 안엔 눈과 바람, 그리고 햇볕이 만들어낸 특별한 풍경이 존재한다. 그 풍경의 중심엔 ‘황태’가 있다. 매서운 겨울 해풍과 한기가 교차하는 순간 만들어지는 황태는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강원도 사람들의 생존 방식이자 겨울 밥상의 중심이었다. 이번 글에서는 강원도 삼척의 한 마을에서 직접 체험한 ‘황태구이 밥상’의 전통 방식 복원기를 통해, 우리가 점점 잊고 있는 계절 음식의 깊이와 정성을 되짚어보려 한다. 이 체험은 음식이 단순한 끼니가 아닌, 사람과 자연이 만든 시간이자 문화임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시간이기도 했다.

 

📚 목차

  1. 황태구이 밥상이란?
  2. 삼척과 황태의 관계
  3. 전통 황태구이 밥상의 구성
  4. 전통 방식과 현대 방식 비교표
  5. 직접 체험기: 얼었던 손, 따뜻한 밥상
  6. 현지 어르신의 이야기: 황태는 자연이 만든 시간의 예술
  7. 전통 음식 복원의 가치
  8. 음식 문화 보존의 중요성
  9. 체험을 통해 느낀 점
  10. 결론: 지역 밥상이 전하는 지혜
  11. 전체 요약표
  12. 독자 참여 멘트

 

삼척 전통 황태구이 밥상과 겨울 어르신의 조리 장면
삼척 황태구이 밥상 복원 체험, 겨울 전통 음식 문화

1. 황태구이 밥상이란?

황태구이 밥상은 말린 명태(황태)를 숯불에 구워 양념장을 발라낸 주 요리를 중심으로, 된장찌개, 김치, 나물반찬 등이 곁들여지는 강원도의 겨울 밥상이다. 특히 삼척 지역에서는 해풍과 적당한 습도 덕분에 질 좋은 황태가 만들어졌고, 그 맛은 단순한 어획물이 아닌 지역의 대표 음식 문화로 자리 잡았다.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럽고 촉촉한 황태구이는 차가운 겨울 밥상을 따뜻하게 데우는 역할을 해왔다.

 

2. 삼척과 황태의 관계

삼척은 동해안과 접한 도시로서, 겨울철 명태 어획과 가공이 활발했던 지역이다. 특히 황태 덕장은 설악산 일대보다 규모는 작지만, 품질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았다. 동해의 찬 바람과 내륙의 강추위가 맞닿는 삼척 해안은 황태 건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했다. 지역 주민들은 겨울철 집 앞 장독대 옆에 명태를 걸고, 밤낮으로 얼고 녹는 과정을 반복해 황태를 만들었다. 이 과정은 단순한 가공이 아닌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드는 전통 발효식품 문화의 일부였다.

 

3. 전통 황태구이 밥상의 구성

구성 요소설명
황태구이 참기름, 간장, 마늘, 고추장을 섞은 양념에 재워 숯불에 구운 메인 요리
된장찌개 마을 된장으로 끓인 구수한 찌개, 보통 두부·애호박·무 포함
동치미 or 백김치 황태의 감칠맛과 어울리는 겨울 김치
곤드레나물 산나물 중 겨울 보존식으로 활용
잡곡밥 보리, 조, 기장 등을 섞어 소화가 잘 되도록 구성
 

이 밥상은 단백질, 유산균, 식이섬유가 균형 있게 들어 있으며, 따뜻한 기운과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4. 전통 방식 vs 현대 방식 비교표

항목 전통 방식 현대 방식
황태 손질 해풍 건조, 수일간 얼고 녹이며 만들기 대량 냉풍 건조 or 수입품
조리 도구 숯불 화덕, 나무집게 가스레인지, 전기오븐
양념장 직접 만든 된장, 고추장 혼합 시판 양념 사용
상차림 나물, 김치 등 계절 식재료 포함 황태구이 단품 or 간편식 중심
문화적 가치 공동체 중심의 겨울 밥상 문화 1인 식사화, 전통 단절 우려

 

5. 직접 체험기: 얼었던 손, 따뜻한 밥상

🧊 황태 손질, 얼음 같은 아침의 시작

강원도 삼척 원덕읍, 새벽 찬 공기 속에 마을 체험장에는 뽀얀 입김이 가득했다.
황태구이 밥상 만들기 프로그램이 열린 이곳엔 전날 밤부터 물에 담가둔 황태가 줄지어 놓여 있었다.
황태는 겉은 말라 있었지만, 물을 머금은 속살은 부드러웠다.
손끝 감각이 무뎌질 정도로 차가운 물에 손을 넣어 뼈를 발라내는 작업은 정확함과 인내심이 동시에 필요했다.

"가시 한 개라도 남으면 안 돼. 입에 걸리면 다신 안 먹어."

마을 어르신의 말은 반 협박, 반 애정이 담긴 조언이었다.

 

🥣 양념장 만들기, 마을 된장의 깊이

황태 손질이 끝나자, 양념장을 만들 차례였다.
이 마을에서 20년째 담그고 있다는 된장은 짠맛보다 깊은 구수함이 먼저 올라왔다.
된장에 고추장, 다진 마늘, 참기름, 깨소금을 섞는 단순한 과정이지만, 재료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맛을 더했다.

양념을 바른 황태는 살짝 재워두고, 불을 피울 준비에 들어갔다.
장작은 잘 말린 소나무였고, 연기는 은은하게 피어올랐다.

 

🔥 숯불 위 황태, 그 고소한 소리

숯불 화덕 앞은 유일하게 따뜻한 공간이었다.
황태를 철판에 올리는 순간, "지글지글" 소리가 들렸다.
기름을 두르지 않았지만, 황태 자체의 기름이 배어 나오며 고소한 향이 번졌다.

“이건 기름이 아니라 황태 기운이야.”
옆에서 한 어르신이 웃으며 말했다.

구워진 황태에 양념장을 덧바르자, 불향과 양념이 겹쳐지는 향이 진하게 퍼졌다.
소박한 나무상 위에 돌솥밥, 된장찌개, 묵은지, 동치미와 함께 차려진 밥상은 겨울을 이겨내는 한 끼의 위로였다.

 

6. 현지 어르신의 이야기: 황태는 자연이 만든 시간의 예술

🔸 삼척 황태 말리기의 고된 기억 — 이복희 어르신(81세)

“우린 겨울만 되면 명태 말리느라 손이 얼어붙었지. 그래도 한 마리 구워서 된장 한 숟갈 얹어 먹으면, 그게 보약이었어요.”
이복희 어르신은 눈 내리는 날에도 덕장에 명태를 거는 일이 일상이었다고 회상했다. 명태는 얼고 녹기를 반복해야 속살이 부드러워지고 단맛이 살아났으며, 황태 하나로 한겨울을 버틸 수 있었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 황태의 진짜 가치는 ‘시간’ — 김춘자 어르신(75세)

“요즘 젊은 사람들 황태 비싼 줄만 알지, 어떻게 말리는지는 모르지. 이게 얼었다 녹았다 백 번은 반복돼야 진짜 황태가 되는 거야.”
김춘자 어르신은 황태의 가치는 맛이 아닌 '공들인 시간'에 있다고 강조했다. 고된 날씨 속에서 만든 음식이기에 한입 먹는 순간이 더욱 특별하고, 그것이 바로 삼척 황태가 ‘문화’로 불릴 수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7. 전통 음식 복원의 가치

황태구이 밥상은 단순히 한 끼를 해결하는 음식이 아니다.
그 속에는 계절의 순환, 지역의 기후, 그리고 공동체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겨울철 강원도 사람들의 생존 방식과 나눔 문화를 보여주는 음식으로서, ‘잊힌 방식’을 복원하는 노력은 단순한 조리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8. 음식 문화 보존의 중요성

빠르게 변화하는 식문화 속에서, 황태구이 같은 전통 밥상은 점점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이 음식을 기억하고, 전하고, 체험하게 하는 것은 지역의 자산을 지키는 일이자, 미래 세대와 연결되는 문화 교육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지역 축제나 학교 프로그램, 슬로푸드 캠페인을 통해 이런 전통 밥상이 계속 살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9. 체험을 통해 느낀 점

직접 황태를 만지고, 뼈를 바르고, 숯불에 구워보며 느낀 건 단순히 ‘맛’이 아니었다.
그 속엔 추위를 이겨낸 사람들의 삶과, 한 그릇의 따뜻한 밥이 주는 감동이 있었다.
황태구이 밥상은 그 자체로 겨울의 이야기였고, 사람의 손끝에서 다시 살아나는 문화였다.

 

10. 결론: 지역 밥상이 전하는 지혜 

황태구이 밥상은 단순한 지역 음식이 아니다.
그 안에는 강원도 삼척의 자연, 계절, 노동, 그리고 사람 간의 따뜻한 연결이 담겨 있다.
잊힌 밥상 문화를 다시 일상 속으로 끌어내고, 함께 나누며 배우는 과정은 음식이라는 ‘도구’를 통해 지역성과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소중한 작업이다.
이번 복원기를 통해, 우리는 음식이 단지 맛있는 것 그 이상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11. 전체 요약표

항목 내용
음식명 황태구이 밥상
지역 강원도 삼척
주재료 황태, 된장, 나물, 김치, 잡곡밥
조리 방식 숯불구이, 전통 양념장 사용
맛 특징 고소함, 짭조름함, 숯불 향
문화적 가치 겨울 생존식, 지역 정체성, 공동체 식문화
현대 활용 체험형 콘텐츠, 향토 음식관, 웰빙 캠페인 연결 가능

 

💬 독자 참여 멘트

혹시 여러분 고향의 겨울 밥상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황태처럼 계절과 노동이 깃든 음식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다음 체험기에서는 여러분의 사연을 소개해드릴 수도 있어요.
📩 함께 잊히는 밥상의 기억을 되살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