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에서 체험한 호박죽과 수수부꾸미, 가을의 정취와 전통 음식 문화의 소중함을 함께 담은 따뜻한 기록.
📚 목차
- 익산, 가을 밥상을 만나다
- 호박죽과 수수부꾸미란?
- 익산과 전통 음식의 관계
- 전통 방식으로의 조리 과정 소개
- 현대 방식과의 비교표
- 전통 조리 과정 직접 체험
- 익산 현지 어르신들의 이야기
- 잊힌 계절 음식의 가치
- 음식 문화 보존의 필요성
- 체험을 통해 느낀 것
- 문화로서 전통 음식을 복원하는 법
- 결론: 우리가 기억해야 할 밥상의 가치
- 전체 요약표
- 독자 참여 멘트
✅ 서론
전북 익산의 가을은 단풍보다 더 짙은 풍미와 따뜻한 기억을 품고 있다. 이번 체험은 단순히 전통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닌, 지역의 역사와 정서가 녹아든 ‘호박죽’과 ‘수수부꾸미’를 손으로 직접 만들며 마주한 문화의 여정이었다. 시장의 기성 제품이 아닌, 제철 재료를 다듬고 불을 조절해 완성한 음식에는 손맛과 시간이 녹아 있었고, 이는 음식 그 자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었다. 이 글은 사라져 가는 전통을 되살리려는 시도이자, 음식이 곧 사람과 계절, 공동체를 잇는 다리임을 직접 체험한 진솔한 기록이다.
✅ 본론
1. 익산, 가을 밥상을 만나다
가을의 한가운데, 전북 익산의 작은 마을로 향했다.
체험학습도 아닌, 여행도 아닌 ‘밥상 하나’를 제대로 만나고 싶어서였다.
이 마을에서는 매년 10월이 되면 가을 수확물로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눠먹는 풍습이 있다.
올해는 마을 회관에서 호박죽과 수수부꾸미 만들기 체험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참여하게 되었다.
익산이라는 이름은 곡창지대와 전통 먹거리의 보고로 익히 알려져 있었지만,
직접 한 그릇의 따뜻한 호박죽을 받아 들고 나니, 익산은 ‘입’보다 ‘마음’으로 기억되는 곳이 되었다.
2. 호박죽과 수수부꾸미란?
호박죽은 말린 늙은 호박을 쪄낸 뒤, 곱게 으깨어 쌀가루와 함께 푹 끓여낸 음식이다.
기운 없는 계절에 입맛을 돋우고, 위장을 편안하게 하는 건강식으로 조상들이 즐겨 먹었다.
수수부꾸미는 수수가루를 반죽해 얇게 부친 뒤, 팥앙금을 넣고 접어 만든 ‘전통 팬케이크’ 같은 간식이다.
기름에 살짝 구워내면 겉은 쫀득하고 속은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익산 지역에서는 예전부터 수확 후 남은 수수를 부꾸미로 만들어, 이웃들과 함께 나눠 먹는 문화가 남아 있다.
3. 익산과 전통 음식의 관계
익산은 전라북도 내륙의 곡창지대이자 농촌 식문화가 깊게 뿌리내린 지역이다. 특히 늙은 호박과 수수는 익산 지역 농민들이 오래전부터 자급하던 작물이며, 이를 활용한 가을철 절기 음식은 지역 공동체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시장 간식이 아닌, 차례상·제사상·이웃 나눔을 통해 전해져 온 음식이기도 하다.
4. 전통 방식으로의 조리 과정 소개
🥣 호박죽 만들기
- 늙은 호박을 껍질째 찐 후 숟가락으로 긁어내어 체에 걸러 곱게 간다.
- 불린 찹쌀을 갈아 묽은 풀을 만들고, 호박과 함께 끓인다.
- 나무 주걱으로 계속 저어가며 농도를 맞춘 후, 소금 또는 설탕으로 간을 맞춘다.
🍘 수수부꾸미 만들기
- 수수쌀을 갈아 반죽한 뒤 소금을 약간 넣어 묽기를 조절한다.
- 달군 판 위에 반죽을 얇게 부쳐 중간에 삶아 으깬 팥소를 올린다.
- 다시 반죽으로 덮어 부쳐 완성한다.
- 기름 없이 부치는 것이 전통이며, 수수의 텁텁함과 팥의 고소함이 어우러진다.
5. 전통 방식 vs 현대 방식 비교표
항목 | 전통 방식 | 현대 방식 |
조리 도구 | 가마솥, 나무주걱, 멧돌 | 전기밥솥, 믹서기, 인덕션 |
재료 준비 | 수작업으로 손질 (호박찜, 수수가루 만들기 포함) | 시판 가루, 호박퓨레 사용 |
조리 시간 | 1시간 이상 정성 들임 | 30분 내외, 간소화 |
맛의 특징 | 재료 본연의 깊은 맛, 거칠지만 고소함 | 균일하지만 약간 심심한 맛 |
문화적 가치 | 공동체 활동, 절기 음식, 나눔 문화 | 개인화된 간편식 개념 강함 |
6. 전통 조리 과정 직접 체험
오전 10시, 마을회관 앞 공터에 모인 체험 참가자들.
처음 시작은 커다란 늙은 호박을 자르는 일부터였다.
칼을 들고 자르려 하자, 옆에 있던 할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이건 그냥 자르면 안 돼. 반 잘라서 찌면 단물이 더 많이 나와.”
호박을 찐 뒤엔, 나무절구에 넣고 오래도록 으깼다.
그리고 쌀가루를 넣고 천천히 중불에서 끓이기 시작했다.
계속 저어야 바닥이 눌지 않는데, 그저 국자 하나로 휘저으며 기다리는 시간이
마치 가을 저녁처럼 잔잔하게 흘러갔다.
수수부꾸미는 훨씬 까다로웠다.
수수는 맷돌로 갈아야 한다.
직접 돌을 굴리며 수수가루를 내자, 손끝에 전해지는 저항감이 생경했다.
가루에 물을 붓고 반죽을 하고, 기름 두른 철판에 얇게 펼친 후, 팥앙금을 넣고 조심스럽게 반으로 접었다.
첫 번째 부꾸미는 찢어졌지만, 두 번째는 제법 모양이 그럴듯했다.
7. 익산 현지 어르신들의 이야기
1. 김말순 할머니 (78세) – “이건 가을이 담긴 음식이여”
“호박죽은 우리 집에서는 추석 지나고 처음 끓였어. 그땐 냉장고도 없었으니, 호박은 천장에서 말려뒀지.”
김 할머니는 예전에는 호박죽을 ‘약’처럼 먹었다고 했다.
위장도 따뜻하게 하고, 아이들 배탈에도 좋았다며, 지금도 집에서 직접 쑤어 먹는다고 했다.
2. 이춘복 어르신 (72세) – “수수부꾸미는 우리 집 디저트였지”
“요즘 디저트는 케이크니 뭐니 하지만, 예전엔 수수부꾸미 하나면 다 해결됐어. 달달하고 쫄깃하니 아이들도 좋아했거든.”
이 어르신은 부꾸미를 먹으며 놀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웃음을 지었다.
그 맛을 잊지 못해 지금도 명절 때마다 꼭 만들어 먹는다고 했다.
8. 잊힌 계절 음식의 가치
호박죽이나 수수부꾸미는 요즘 SNS에 올라올 만큼 ‘트렌디한 음식’은 아니다.
하지만 이 음식에는 제철의 자연, 조상의 지혜, 사람의 손길이 모두 녹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밥을 해주는 마음이 담긴 음식이다.
대량 생산되거나 레토르트 식품으로 대체되기 어려운 이유도
그 속에 시간과 정성이라는 재료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9. 음식 문화 보존의 필요성
이러한 전통 음식은 계절성과 지역성을 동시에 담고 있어,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지역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특히 빠르게 사라지는 음식일수록 그 조리법과 이야기, 감각을 기록하고 체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슬로푸드 운동, 지역축제, 학교 교육과 연계한다면 다음 세대에게도 충분히 전달될 수 있다.
10. 체험을 통해 느낀 것
이번 체험을 통해 나는 깨달았다.
한 끼의 식사에도,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녹아 있다는 것을.
그저 ‘호박죽 한 그릇’이었지만, 그것을 쑤어낸 노인의 손, 그것을 받아 든 내 두 손이
세대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는 듯한 기분이었다.
음식은 기억이다.
그 기억을 되살리고, 맛보며 이어가는 것이 바로 전통의 힘 아닐까.
11. 문화로서 전통 음식을 복원하는 법
이제는 이런 음식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기록하고, 체험하고, 전해야 한다.
익산처럼 지역 단위에서 음식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교나 가족 단위 체험 여행으로 연결한다면
전통음식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자산’이 될 수 있다.
✅ 결론: 우리가 기억해야 할 밥상의 가치
전통 음식은 단지 ‘옛날 음식’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지켜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호박죽과 수수부꾸미는 익산이라는 지역의 땅과 계절,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 음식이었다. 만들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바로 그런 과정이 음식에 ‘가치’를 불어넣는다. 가공된 식품에 익숙해진 요즘, 손으로 만들고 나누던 음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 할 때다. 전통 음식은 기억되어야 하고, 체험되고, 기록되어야 한다. 그 안에는 우리가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정서와 정체성이 있기 때문이다.
✅ 전체 요약표
항목 | 내용 |
음식명 | 호박죽, 수수부꾸미 |
지역 | 전북 익산 |
주재료 | 늙은 호박, 찹쌀, 수수가루, 팥 |
조리 방식 | 전통 불 조절, 맷돌, 손 반죽 |
맛 특징 | 달고 고소함, 거친 질감 속 깊이 |
문화적 가치 | 지역 정체성, 계절 음식, 나눔 정신 |
현대 활용 | 체험 프로그램, 슬로푸드 콘텐츠화 |
💬 독자 참여 멘트
혹시 여러분의 고향에도 사라져 가는 전통 음식이 있나요?
또는 어릴 적 추억이 담긴 계절 음식이 있다면 댓글로 함께 나눠주세요.
다음 체험기에서는 여러분의 사연을 소개해드릴 수도 있어요!
📩 함께 전통 밥상의 기억을 지켜나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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