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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밥상 다시 태어나다

제주도의 '오분자기죽' 옛 가정식 복원기 – 바다 내음이 깃든 사라진 밥상

by 밥상 기록가 꿈딱지 2025. 5. 6.

 

제주도는 한국의 섬이자, 고유의 음식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쉽게 접하는 해산물 요리들이 제주에서는 오랜 세월을 거쳐 다듬어진 ‘생활 속 음식’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분가기죽’**은 제주 해녀들이 물질을 마치고 몸을 데우기 위해 자주 끓여 먹던 옛 가정식의 대표 주자였습니다. 현대의 입맛에도 잘 맞고, 건강에도 좋아 최근 복원과 재조명이 시도되고 있는 이 전통 죽 요리를 오늘은 직접 발굴하고 복원해 본 이야기를 전해보려 합니다.
이 글은 단순한 레시피 소개를 넘어서, 잊혀가는 제주 해녀문화의 식생활을 재조명하고, 지역 음식의 정체성을 살리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 목차

  1. 오분자기죽 이란 무엇인가?
  2. 오분자기죽의 역사와 탄생 배경
  3. 전통 방식과 현재의 조리법 차이
  4. 현지 인터뷰로 듣는 오분자기죽의 진짜 이야기
  5. 복원 과정 (재료 준비 및 조리법)
  6. 복원하며 느낀 점
  7. 오분자기죽이 가진 문화적 가치
  8. 향후 활용 가능성과 보존의 의미
  9. 요약표
  10. 독자 참여 유도

제주도의 '오분자기죽' 옛 가정식 복원기 – 바다 내음이 깃든 사라진 밥상

 

✅ 서론 

우리는 제주도를 말할 때 흔히 감귤, 해녀, 돌담을 떠올리지만, 그 속엔 아직 조명받지 못한 생활 속 음식 문화가 존재한다. 특히 오분자기죽은 그중에서도 가장 실용적이고도 서민적인 음식으로, 바다와 함께 살아온 해녀들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 바닷물 속에서 오랜 시간 물질을 한 뒤 돌아와, 차가워진 몸을 녹이기 위해 간단한 재료로 끓이던 이 죽은 단순하지만 깊은 맛과 삶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요리를 알고 있는 이들도, 먹어본 이들도 드물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오분자기죽의 정체성과 전통 조리법을 발굴·복원하는 과정을 상세히 기록함으로써,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전달하고자 한다.

 

✅ 본론

1. 오분자기란 무엇인가?

‘오분자기’는 작은 전복의 제주 방언이다. 제주 연안 암반에서 주로 서식하며, 크기는 작지만 내장과 껍질까지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식감이 부드럽다. 단백질과 미네랄, 타우린이 풍부해 예로부터 보양 식재료로 활용되었다. 특히 해녀들이 물질 도중 쉽게 채취할 수 있어 생계와 건강을 동시에 챙기던 주요 자원이었다.

 

2. 오분자기죽의 역사와 탄생 배경

오분자기죽은 일제강점기 전후로 제주 해녀들의 일상식으로 발전했다. 물질을 마치고 돌아오면, 소금물에 살짝 씻은 오분자기를 돌솥에 넣고 쌀과 함께 끓였다. 육지에서처럼 닭이나 소고기를 넣을 수 없는 환경에서, 가장 손쉽고 영양가 있는 바다 음식이었던 셈이다.

 

3. 전통 방식과 현재 조리법의 차이

항목 전통방식 현대방식
주재료 생오분자기, 집에서 빻은 쌀 손질된 냉동 오분자기, 즉석죽용 쌀
육수 맹물 또는 소금물 다시마, 멸치 육수
조리시간 1시간 이상 중불 20~30분 간단 조리
바다향 가득, 담백 향신료 첨가, 자극적
의미 해녀의 노동식, 공동체 식사 프랜차이즈 메뉴화

 

4. 현지 어르신 인터뷰

김연자(78세, 제주 구좌읍):
“옛날엔 따로 반찬도 없었어요. 오분자기 몇 마리만 잡아오면 그날 저녁은 해결이 됐죠. 마늘도 안 넣었어요. 그냥 물, 오분자기, 쌀… 그게 다였죠. 배가 고프니 맛있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고마운 음식이에요.”

 

박정순(83세, 제주시 한경면):
“물이 맑은 날은 오분자기 많이 보였지. 죽 끓일 때는 껍질째 넣었어. 그게 국물 맛을 우려 줘요. 껍질 안에 바다 향이 다 들어있거든. 지금은 냄비로 끓이지만, 예전엔 무쇠솥에 오래 끓였지.”

 

김순덕 어르신 (제주시 애월읍, 87세)
“옛날엔 아 해보지도 않고, 애기 열나면 무조건 오분자기죽 끓였어요. 집 앞바다서 딴 거 바로 쪄서, 손으로 쌀 볶아가며 정성껏 끓였지요. 된장 안 쓰고 간장 살짝 넣는 게 포인트였고, 바다 내음이 집 안에 퍼졌어요. 그 냄새 맡으면 배고픈 것도 잊었지요.”

 

이부자 할머니 (서귀포시 대정읍, 81세)
“죽 끓일 땐 항상 느린 불로 오래 저었어요. 나무주걱으로 바닥 긁어가며 말이우. 요즘처럼 전기밥솥에 다 되는 게 아니었쥬. 정성이 맛이었쥬.”

 

5. 복원 과정

재료 준비

  • 생 오분자기 10~12마리
  • 불린 쌀 1컵
  • 소금 약간
  • 다시마 1조각
  • 물 1.2L

조리 과정

  1. 오분자기는 깨끗이 솔로 문질러 껍질째 준비.
  2. 불린 쌀을 냄비에 넣고 다시마와 물을 붓는다.
  3. 중불에서 30분 이상 푹 끓인 후, 다시마는 건진다.
  4. 오분자기를 넣고 약불로 15분 더 끓인다.
  5. 마지막에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죽은 진하고 점성이 강하며, 오분자기 내장에서 우러나는 자연스러운 바다향이 특징이다. 그 어떤 조미료보다 순수한 감칠맛이 살아 있다.

 

6. 복원하며 느낀 점

직접 오분자기죽을 복원해 보는 과정은 단순히 레시피를 따라 하는 것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유산을 되살리는 여정과 같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조미료 없이도 깊고 복합적인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무엇보다도 죽을 끓이는 과정에서 떠오른 건 ‘시간’이었다. 빠르게 끓여 먹는 현대 음식과 달리, 이 죽은 기다림의 음식이었다.
지켜보며 푹 끓이고, 국물이 걸쭉해질 때까지 손을 놓지 않는 그 과정 속에 어쩌면 해녀들의 삶이 담겨 있었는지도 모른다.

 

7. 문화적 가치

오분자기죽은 단지 옛날 음식이 아닌, 제주 여성들의 노동문화, 식재료 활용의 지혜, 공동체 식사문화까지 아우르는 상징이다.
매 끼니가 소중했던 시절, 잡은 해산물을 아껴가며 온 가족이 나눠 먹던 이 죽은 생존의 기록이자 기억의 음식이었다.
또한 바다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제주의 지속가능한 삶의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런 점에서 오분자기죽은 단순한 레시피가 아니라 지역 정체성과 식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문화 콘텐츠라 할 수 있다.

 

8. 향후 활용 가능성과 음식 보존의 의미

오분자기죽은 제주 향토 음식 축제, 로컬 음식 체험 프로그램, 웰빙 식단으로도 확장 가능성이 크다.
또한 오분자기의 자원 보호를 위한 수산 자원 교육과도 연계하면, 음식 문화와 환경 보호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 전체 요약표

항목 내용
음식명 오분자기죽
지역 제주도 전역
주재료 오분자기, 쌀
조리방식 장시간 끓임, 약불 조리
특징 바다향 가득한 자연식, 해녀문화 반영
가치 건강식, 향토문화 보존, 전통 복원 사례
현대 활용 웰빙 식단, 관광 체험, 축제 메뉴화

 

💬 독자 참여 멘트

이 글은 직접 현장을 찾아가고, 인터뷰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과거의 한 끼를 복원하며, 그 속에 담긴 삶을 다시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혹시 여러분의 고향에도 잊힌 전통 음식이 있나요?
혹은 가족이 해주시던 ‘그때 그 맛’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우리 함께, 사라지는 음식의 기억을 되살려봐요.
다음 복원기에서 여러분의 사연을 소개해 드릴 수도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