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이 멈춘 그 자리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다
김치에도 ‘계절’과 ‘이야기’가 있었다.
전남 고흥의 한 바닷가 마을에선, 가을마다 석류로 김치 양념을 만들어 먹던 풍습이 남아 있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이 ‘석류김치’를 다시 만들기 위해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복원 작업을 시작했다.
이 글은 단순한 김치 레시피가 아닌, 계절과 기억이 담긴 발효문화에 대한 기록이다.
🔍 서론
전라남도 고흥은 석류의 대표 산지다.
이곳의 석류는 바닷바람과 일조량이 만들어낸 깊은 단맛으로 유명하며, 예전에는 그 석류를 김치 양념에도 활용했다.
‘석류김치’는 단맛과 신맛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가을 김치로, 특히 가을 제철에만 담가 먹던 지역 특산 김치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업성과 손쉬운 조리법에 밀려 거의 사라졌고, 그 방식은 오직 몇몇 어르신의 기억에만 남아 있다.
이번 글에서는 그 기억 속 김치를 복원하며, 석류김치가 가진 문화적 의미와 맛의 정체성을 되살려 보고자 한다.
📚 목차
- 석류김치란 무엇인가?
- 전남 고흥과 석류의 관계
- 전통 석류김치의 조리법
- 전통 vs 현대 김치 방식 비교표
- 직접 체험기: 새콤한 붉은 물속으로
- 현지 어르신의 이야기
- 복원 음식으로서의 가치
- 음식 문화 보존의 중요성
- 결론: 발효된 계절, 기억으로 되살리다
📋 전체 요약표
💬 독자 참여 멘트
🔍 본론
1. 석류김치란 무엇인가?
‘석류김치’는 고춧가루와 마늘 대신 석류즙을 기본양념으로 사용해 담근 김치다.
석류의 단맛과 산미가 자연 발효되며 고유의 풍미를 형성하고, 마늘·생강을 최소화하여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맛을 갖는다.
겉절이처럼 짧게 먹기보다는, 일정 기간 숙성 후 독특한 감칠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2. 전남 고흥과 석류의 관계
전남 고흥은 석류 주산지로, 해안가의 따뜻한 기후와 바람이 석류의 당도와 향을 높이는 역할을 해왔다.
이 지역에서는 예부터 여름 말부터 초가을까지 수확한 석류를 식초 대용이나 김치 양념, 약재로도 사용했다.
『전남 향토음식 조사보고서(2014)』에 따르면, 고흥 일부 마을에서는 석류즙을 고춧가루 대신 쓰는 김치법이 전해 내려오며, 가을 별미로 평가받았다.
3. 전통 석류김치의 조리법
🔪 주요 재료 (4인 기준)
- 절인 배추 2 포기
- 석류 5~6개 (즙으로 사용)
- 배 1개, 양파 1개, 무 1/4개
- 생강즙, 약간의 멸치액젓
- 갓, 쪽파, 청양고추 소량
🍲 조리과정
- 석류는 즙을 내어 따로 받아둔다.
- 배와 양파는 강판에 갈아 석류즙과 섞는다.
- 여기에 다진 생강과 약간의 액젓을 넣고 양념장을 만든다.
- 절인 배추에 갓·쪽파·무채를 함께 넣고 양념장을 바른다.
- 상온에서 하루, 이후 냉장 숙성 3~5일 후 섭취.
※ 고춧가루와 마늘을 줄이기 때문에 색은 옅지만 맛은 깊다.
※ 석류즙을 끓이지 않고 생즙으로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4. 전통 vs 현대 김치 방식 비교표
항목 | 전통 석류김치 | 현대 김치 |
양념 재료 | 석류즙, 배, 생강, 액젓 | 고춧가루, 마늘, 생강 |
발효 방식 | 저염 + 자연 발효 | 절임 후 고추양념 저장 |
색감 | 옅은 붉은색 | 진한 빨강 |
풍미 | 새콤+달콤+감칠맛 | 매콤+짠맛 위주 |
유통/보급 | 거의 없음 | 전국 유통 |
5. 직접 체험기: 새콤한 붉은 물속으로
🍃 석류 손질부터 즙 짜기까지, 직접 해보며 느낀 팁
고흥 도양읍에서 수확한 석류를 어르신들과 함께 손질했다.
시중 석류주스와는 달리, 전통 석류김치에 사용하는 석류는 반드시 직접 생과를 손으로 짜낸 생즙이어야 한다.
🔸 석류 손질 실전 팁:
- 껍질을 칼로 자르기보단 과일 전체를 살짝 눌러서 깨트리듯 열면 즙이 덜 튄다.
- 붉은 씨앗만 따로 분리해 면포나 베보자기에 넣고, 주먹으로 조심히 짜면 깔끔한 즙을 얻을 수 있다.
- 손으로 짤 경우, 비닐장갑보다 맨손으로 짜야 손의 온도와 압력이 일정해져 쓴맛이 덜하다.
- 즙은 즉시 사용해야 하며, 공기 중 노출 시 발효가 빠르게 진행되어 맛이 탁해질 수 있다.
🍲 양념 만들기에서 중요한 포인트
고춧가루가 없는 김치 양념을 만들기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석류즙 자체가 단맛과 산미를 고루 갖고 있기 때문에, 조미료 없이도 풍부한 풍미가 난다.
🔸 내가 사용한 양념 비율 (4인 기준)
- 석류즙: 약 150ml
- 배 간 것: ½개
- 양파 간 것: ½개
- 생강즙: 1 티스푼
- 멸치액젓: 2 티스푼
- 쪽파/무채/갓: 한 줌씩
👉 주의할 점: 석류즙을 기본양념으로 사용할 땐 간을 세게 하지 않아야 석류 고유의 풍미가 살아남는다.
🥬 배추와 양념의 조화, 손으로 느낀 발효감
절인 배추에 양념을 바르면서 느낀 점은, 고춧가루 없는 김치가 더 민감하다는 것이다.
색이 약하니 양념의 발림 정도가 더 눈에 띄고, 골고루 묻혀야 숙성 후 맛이 고르게 난다.
- 손끝으로 문지를 때 석류즙이 배어들며 은은한 붉은색이 번진다.
- 3일 차에는 단맛이 뒤로 물러나고, 사과식초에 가까운 산뜻한 발효향이 올라왔다.
🍲 양념 만들기에서 중요한 포인트
고춧가루가 없는 김치 양념을 만들기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석류즙 자체가 단맛과 산미를 고루 갖고 있기 때문에, 조미료 없이도 풍부한 풍미가 난다.
🔸 내가 사용한 양념 비율 (4인 기준)
- 석류즙: 약 150ml
- 배 간 것: ½개
- 양파 간 것: ½개
- 생강즙: 1 티스푼
- 멸치액젓: 2 티스푼
- 쪽파/무채/갓: 한 줌씩
👉 주의할 점: 석류즙을 기본양념으로 사용할 땐 간을 세게 하지 않아야 석류 고유의 풍미가 살아남는다.
🥬 배추와 양념의 조화, 손으로 느낀 발효감
절인 배추에 양념을 바르면서 느낀 점은, 고춧가루 없는 김치가 더 민감하다는 것이다.
색이 약하니 양념의 발림 정도가 더 눈에 띄고, 골고루 묻혀야 숙성 후 맛이 고르게 난다.
- 손끝으로 문지를 때 석류즙이 배어들며 은은한 붉은색이 번진다.
- 3일 차에는 단맛이 뒤로 물러나고, 사과식초에 가까운 산뜻한 발효향이 올라왔다.
👉 보관 팁: 석류김치는 김치냉장고보다는 6~8도 정도의 일반 냉장고에서 3~5일 숙성 시 풍미가 가장 좋다.
6. 현지 어르신의 이야기
🧓 “고춧가루 없을 땐 석류가 김치 맛 살렸지”
– 김복순 할머니 (83세, 고흥 도양읍)
“우리 어릴 땐 고춧가루 귀했어. 석류 많을 땐 그걸 짜서 김치에 넣었지. 달고 시고 맛있었다니까.
그래도 잘 익으면 냄새 하나 없이 참 먹기 좋았어. 손주도 잘 먹었어.”
🧓 “과일로 김치 만든다고 안 믿더니, 다들 반했어”
– 박정임 어르신 (76세, 고흥 점암면)
“동네 잔칫날 석류김치 내놓으면, 처음엔 다들 고개 갸웃했지.
근데 한 입 먹고는 ‘이게 뭐야?’ 하며 다들 그릇 긁었어.
속이 편하다고, 아이들도 잘 먹고. 그 맛이 요즘 김치랑 다르지.”
7. 복원 음식으로서의 가치
석류김치는 단순한 과일김치가 아니라, 식재료 활용 지혜 + 계절성 + 저자극 발효라는
현대 식문화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 슬로푸드 관점에서 저염, 무가공, 저자극 식품으로 활용 가능
- 김치 유산균 발효를 연구하는 식품영양 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한 전통 유산
- 로컬푸드 식당, 마을 체험 콘텐츠, 어린이·노인 식단용 발효김치로도 응용 가치가 높다
8. 음식 문화 보존의 중요성
전통 김치는 ‘맛’만 계승할 것이 아니라 ‘방식’과 ‘철학’도 함께 보존해야 한다.
석류김치는 특히 사라질 위기에 놓인 음식으로, 구전과 기억으로만 이어져 왔다.
- 어르신 구술 채록
- 전통 방식 체험 프로그램
- 슬로푸드 인증 레시피 등록
- 고흥군 연계 지역 학교 교육 콘텐츠 활용
등의 노력을 통해 **단순한 김치가 아닌 “계절을 절이는 문화”로서 전통성을 복원해야 한다.
✅ 결론: 발효된 계절, 기억으로 되살리다
석류김치는 단지 김치가 아니다.
그 안엔 계절의 색, 손의 기억, 마을의 시간이 함께 절여져 있다.
지금 우리가 먹는 김치는 편리하지만, 때로는 이런 ‘사라진 방식’을 다시 꺼내볼 필요가 있다.
고흥의 석류김치가 다시 한번 밥상에 올라, 맛을 넘어 기억을 나누는 음식이 되기를 바란다.
📋 전체 요약표
항목 | 내용 |
음식명 | 석류김치 |
지역 | 전남 고흥 |
조리 방식 | 석류즙 발효 양념 + 절임 배추 |
특징 | 고춧가루·마늘 無, 과일발효김치 |
문화 가치 | 계절 음식, 슬로푸드, 구술 유산 |
활용 가능성 | 교육, 체험, 건강식, 로컬푸드 메뉴 |
💬 독자 참여 멘트
여러분 고향에도 ‘과일이나 특산물로 담갔던 김치’가 있었나요?
혹시 기억 속에 남은 ‘이색 김치’가 있다면 댓글로 나눠주세요.
📩 다음 전통 복원기에서 여러분의 추억을 소개해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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