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먹는 삼겹살, 그 맛에 ‘기억’이 들어 있는가?
전남 순천의 해안마을에서는 고기를 굽기 전, 먼저 새우젓을 다듬고 불을 읽었다. 이 글은 단순한 맛이 아닌, 세월이 만든 조리법을 복원한 이야기다.
📚 목차
- 새우젓 양념 삼겹살이란?
- 순천 새우젓 삼겹살의 조리 방식 유래와 민가 전승 사례
- 전통 방식 vs 현대 방식 비교
- 직접 체험기: 장작불과 손맛의 재현
- 현지 어르신의 이야기
- 복원 음식으로서의 가치
- 음식 문화 보존의 중요성과 향토 레시피의 계승 전략
- 결론: 기억해야 할 삼겹살의 진짜 맛
- 전체 요약표
- 💬 독자 참여 멘트
✅ 서론
삼겹살은 오늘날 전국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음식이지만, 한때는 지역마다 고유한 양념법과 불 조절 방식, 상차림 문화가 뚜렷했다. 전남 순천 외서면에서는 1970년대까지 ‘새우젓 양념 삼겹살’이 마을 잔치나 제삿날 음식으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사라진 그 조리법을 복원하고자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옛 방식을 따라 체험해 본 이 글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고기 한 점의 시간과 정성,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를 다시 마주하는 기록이다.
✅ 본론
1. 새우젓 양념 삼겹살이란?
새우젓 양념 삼겹살은 마늘, 참기름, 새우젓을 주재료로 하여 삼겹살을 양념에 재운 후 숯불에 구워 먹는 전통 고기 요리다. 전남 순천 지역에서는 새우젓 발효장이 많아 ‘소금 간’ 대신 젓갈로 맛을 냈으며, 고기를 오래 재우는 방식으로 육질에 양념이 스며드는 게 특징이다.
2. 순천 새우젓 삼겹살의 조리 방식 유래와 민가 전승 사례
전라남도 순천의 해안가 마을에서는 냉장 기술이 보편화되기 전부터 자연 발효 식재료를 활용한 조리법이 정착되어 있었다. 특히 집집마다 항아리에 담가 숙성시킨 새우젓은 간장보다 부패 위험이 낮고, 조미 효과가 뛰어나 삼겹살이나 돼지고기를 재울 때 자주 사용되었다.
1970년대 후반까지도 낙안읍성 인근 마을에서는 **“제사 전날 고기를 새우젓으로 간한다”**는 관습이 있었으며, 그 양념 방식은 어르신들의 구술 기록과 일부 가정의 레시피 수첩에서도 확인된다.
이러한 방식은 염도 조절과 숙성 시간에 따라 맛이 좌우되며, 단순히 ‘소금 대체용’이 아닌 삼겹살의 기름기를 중화하고 고기 본연의 단맛을 이끌어내는 전통 기술로 평가된다.
3. 전통 방식 vs 현대 방식 비교표
항목 | 전통 방식 | 현대 방식 |
고기 손질 | 생고기 수작업 손질 | 슬라이스 포장육 사용 |
양념 | 새우젓+다진 마늘+들기름 | 시판 쌈장 or 소금 |
불 조절 | 장작불+참숯 | 가스, 전기불 |
재우는 시간 | 30분~1시간 숙성 | 즉석 조리 |
의미 | 가족행사, 나눔 중심 | 1인 소비, 간편식화 |
4. 직접 체험기: 장작불과 손맛의 재현
🌄 아침 이슬 맞은 마을 공터, 체험의 시작
전남 순천의 외서면 해안마을. 새벽 공기엔 갓 뜬 장작불 냄새와 함께 젖은 흙 향이 묻어 있었다.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준비된 체험 공간에는 숯불을 지피는 화덕, 돼지고기 손질 도마, 묵은 새우젓 항아리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이건 시장 삼겹살이 아니여. 집안 잔치용 삼겹살이여.”
체험을 안내한 이금자 할머니(83세)의 말이 시작이었다.
🔥 숯불 피우기: 온도와 연기의 기술
고기를 굽기 전 가장 먼저 한 일은 참숯에 불을 붙이는 작업이었다. 장작을 먼저 피우고, 어느 정도 불이 안정되면 숯을 얹는다.
할머니는 숯 사이 간격을 조절하며 말했다.
“이건 너무 가까워도 안 되고, 멀면 안 익어. 불의 성질을 읽어야 해.”
불이 올라오기 시작하자, 옆에선 고기 손질이 한창이었다.
🔪 고기 손질: 뼈 근처를 가르던 칼끝
삼겹살은 시판용이 아닌, 마을에서 잡은 돼지의 생고기였다. 지방과 살코기가 불균형하면 양념이 들지 않기 때문에, 어르신은 칼로 적절한 비율로 살을 나눠냈다.
특히 뼈 근처 붙은 고기 ‘갈매기살’은 따로 썰어 작은 그릇에 담았고, 새우젓 양념을 위해 따로 구워진다 했다.
🥣 새우젓 양념: 발효된 기억의 맛
진짜 핵심은 이 양념장이었다.
할머니가 꺼낸 건 1972년에 담갔다던 새우젓 항아리. 이걸 국자로 떠낸 뒤 다진 마늘, 깨소금, 참기름, 약간의 청주를 넣고 손으로 섞었다.
“숟가락 쓰지 마. 손이 제일 정확해.”
그 손끝에서 느껴지던 젓갈의 온도는 무척 따뜻했다.
양념에 고기를 재운 후, 30분 숙성이 전통 방식의 핵심이라 했다.
🍽 첫 입의 충격: 불, 젓갈, 그리고 시간
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은 숯불 향과 함께 육즙이 가득했다.
보통 소금이나 쌈장에 찍던 고기는 새우젓 양념만으로도 완벽한 감칠맛을 냈다.
“이 맛이 50년 전 고향 맛이었지.”
옆에 있던 체험객도 고개를 끄덕이며 숟가락을 멈추지 못했다.
5. 현지 어르신의 이야기
🧓 “양념은 손이 기억해요” – 김복녀 할머니 (82세, 순천 외서면)
“요즘은 다 레시피 보고 하잖아요? 근데 우리는 손이 양념을 기억했어요. 새우젓은 너무 많이 넣으면 비리고, 마늘은 짜면 고기 숨이 막혀. 이 손으로 40년 넘게 구웠는데, 아직도 고기 올릴 땐 마음이 바빠져요. 삼겹살은 불보다 사람이 더 중요해.”
👉 김복녀 할머니의 말은 손맛이 단순한 감각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친 경험의 축적임을 보여줍니다.
🧓 “마당에 불 피우고 굽던 날이 잊히지 않아” – 최석환 어르신 (79세, 별량면)
“돼지 잡는 날이면 어릴 때부터 설레었어. 삼겹살은 제일 나중에 먹었지. 엄마가 손으로 새우젓 양념 발라서 놔두면,
마당 한가운데 장작불 피워놓고 그걸 굽는 게 내 일이었어. 고기 굽는 냄새에 동네 아이들이 몰려들었지.
고기 한 점에도 가족이 있었고, 마을이 있었어.”
👉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마을 단위의 잔칫날 풍경까지 묘사되며 콘텐츠에 입체감을 줍니다.
🧓 “새우젓은 조미료가 아니라 시간이야” – 오연심 할머니 (85세, 순천읍)
“우리는 새우젓을 장처럼 담갔어. 봄에 담가서 가을에 써. 젓갈 하나 제대로 쓰려면 그 집 솜씨가 보여.
그 새우젓으로 고기 양념하면, 짠맛 말고 단맛이 나. 그게 시간이 들어간 맛이지. 요즘은 그런 맛 잘 못 느껴.”
👉 ‘젓갈은 조미료가 아니라 발효 문화의 핵심’이라는 시선이 더해져, 콘텐츠의 전통성과 깊이를 확장합니다.
6. 복원 음식으로서의 문화적 가치
순천의 새우젓 양념 삼겹살은 단순한 향토 음식이 아니라,
✅ 발효 식문화의 활용 사례이며,
✅ 냉장기술 이전 시절의 ‘저온 숙성법’ 응용이고,
✅ 마을 공동체의 밥상 문화가 담긴 음식이다.
『전라남도 향토음식자료집(2006)』에 따르면, 이 방식은 **남도 일대 고기 양념법 중에서도 가장 ‘간결하면서도 오래된 조리법’**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현재 복원 사례는 드물다.
이를 복원하는 것은 단순한 맛의 재현을 넘어서, 지역의 기억을 복원하는 일이기도 하다.
7. 음식 문화 보존의 중요성과 향토 레시피의 계승 전략
향토 음식은 단순한 요리법이 아니라 공간, 공동체, 세대 간 기억이 어우러진 문화 자산이다. 특히 ‘새우젓 양념 삼겹살’처럼 구전과 생활 속 실천으로만 전해지던 음식은 공식적인 기록 없이 사라질 위험이 높다.
『전남 향토음식 아카이브(2008)』에 따르면, 순천 해안 마을의 발효 고기 양념법은 전국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례로, 유사한 방식은 강진, 해남 일부 지역에서만 확인된다고 한다.
이러한 음식의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 지역 학교와 협업한 식문화 교육 프로그램
- 전통 방식 복원과 시연 중심의 체험형 콘텐츠
- 지역 축제 내 향토 레시피 부활 코너 신설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 음식은 소비되는 순간 사라지지만, 그 기록은 세대를 넘어 지속되는 문화가 된다.
✅ 결론: 기억해야 할 삼겹살의 진짜 맛
지금은 고기를 구워 먹는 법도 다양해졌지만, 그 속에 담긴 ‘방식’과 ‘마음’은 점점 잊히고 있다. 순천에서 복원한 새우젓 양념 삼겹살은 단순한 옛날 음식이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삶이자, 발효의 지혜이자, 마을 공동체의 향기였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런 방식을 기억하고, 다음 세대에 맛과 이야기를 함께 전하는 것이다.
음식은 기억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오늘 우리의 식탁 위에서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
📋 전체 요약표
항목 | 내용 |
음식명 | 새우젓 양념 삼겹살 |
지역 | 전남 순천 |
핵심 재료 | 삼겹살, 새우젓, 마늘, 들기름 |
조리 방식 | 손 양념, 장작불 구이, 숙성 |
문화적 의미 | 마을 공동체 음식, 발효 양념 전통 |
현대 활용 | 로컬 콘텐츠, 슬로푸드 체험, 향토 식당화 |
💬 독자 참여 멘트
혹시 여러분 고향에도 **‘고기 문화’나 ‘젓갈 양념 전통’**이 있었나요?
삼겹살 하면 떠오르는 특별한 기억이 있다면 댓글로 함께 나눠주세요.
📩 다음 복원기에서는 여러분의 이야기도 함께 소개할 수 있어요!
함께 '사라지는 고기의 맛'을 기록해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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